운전사들이 각각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테크놀로지와 리프트를 제소한 사건에서 이들 기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은 불확실하지만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고용법의 한 분야를 명확하게 밝히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지난주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은 차량 운전자들이 각각 우버와 리프트를 고소한 건에 대해 배심원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판결했다. 이 두 건의 쟁점은 독립 계약자로 고용된 운전사가 회사의 직원으로 간주돼 대다수 정직원들과 마찬가지로 고용법 등의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의 여부다.

리프트나 우버가 운전사들을 직원으로 재분류해야 한다는 배심원 평결이 나올 경우, 막대한 투자금을 유치하고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온 이들의 사업 모델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주 리프트는 일본 전자상거래 공룡기업 라쿠텐 등으로부터 5억3,000만 달러를 투자받아 기업가치가 25억 달러 이상으로 상승했다. 리프트보다 기업 규모가 훨씬 더 큰 우버는 50억 달러가 넘는 투자금을 유치해 기업가치를 41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았다.

소송이 진행될 경우 나오게 될 평결은 소위 ‘주문형’(on-demand) 경제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는 많은 근로자들의 고용 형태 분류에 대한 판례가 될 수도 있다. 또 노무 분야의 전문 변호사 등 앱 업체의 용역 근로자들을 독립 계약자로 볼 것인지 아니면 실제 직원으로 간주할 것인지를 밝혀야 하는 이들에게도 희소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카트에서 주문 업무 처리, ‘우버X’ 승객들을 위한 운전 서비스 제공, 청소 서비스 업체 핸디(Handy) 고객을 위해 집 청소를 해주는 근로자들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원고 측은 운전사가 독립 계약자가 아닌 직원으로 간주돼 직원과 같은 임금과 노동 규정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현재 자비로 부담하고 있는 기름값, 차량 유지 보수비 등의 비용을 회사 측에서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버를 고소한 원고 측은 회사가 기사들의 근무 형태, 차량 기준, 보상, 해고 등에서 상당한 통제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직원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소송의 일환으로 우버는 어쩔 수 없이 운전기사 해고에 관한 내부 이메일을 법원에 공개했다. 이 메일을 보면 5점 만점의 승객 평가에서 4.5점 이하의 평점을 받은 운전기사의 계정이 ‘비활성화’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에서 열린 우버 소송에서 에드워드 챈 판사는 회사의 약식 재판 요청을 거부했다. 판사는 원고인 운전사들이 “회사를 위해 용역을 수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고용 형태에 대한 문제는 “법과 사실이 혼재된 사안으로, 보통 이럴 경우 배심원이 결정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와 비슷하게 같은 지방 법원에서 리프트 사건을 맡은 빈스 차하브리아 판사는 캘리포니아 주의 근로자 고용 형태 분류에 관한 법이 “시대에 뒤떨어졌기” 때문에 “명확한 답변을 전혀 제공하지 못해 종종 배심원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판결했다.

현재 합의에 관한 어떠한 논의도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둘 중 하나 또는 두 건 모두 해결될 수도 있다고 원고 측 변호인은 말했다.

양 소송에서 원고 측 변호를 맡은 새넌 리스 리오단은 우버가 근로자들이 서명해야 하는 중재 조항(집단 소송 참여 금지 조항)을 근거로 내세워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리프트 직원들도 중재 조항에 서명을 하고 있지만, 회사의 변호인들은 이 조항을 근거로 사용할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고 리오단은 덧붙였다.

원고 측에 유리한 평결이 나올 경우, 우버나 리프트는 막대한 비용을 떠안게 될 수도 있다. 운전사의 유류비와 차량 유지 보수 비용을 부담하고, 사회보장, 직원 보상, 실업 보험 등의 추가적인 인건비를 떠안게 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모든 판결이나 평결은 캘리포니아 주에서 활동하는 우버 및 리프트 운전사들에게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 노동법에서는 전통적인 근로 관계에 있는 직원과 독립 계약자라는 두 가지 형태의 근로자가 존재한다. 직원은 보통 최저 임금, 차별 금지법, 근로자 보상 등의 보호를 받지만, 독립 계약자는 그같은 보호를 받지 못한다.

우버와 리프트를 포함,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앱 서비스를 통해 운전, 심부름 서비스, 데이터 입력 등의 용역을 제공하는 수천 명의 계약직 직원들에게 의존하고 있다. 기업은 종종 독립 계약자를 선호한다. 특정 세제 및 법적 책임을 질 필요가 없고 급여와 복리 후생비도 덜 들어가기 때문이다.

우버는 평균적인 운전사가 자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제하고 시간당 19.04달러를 번다고 주장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의 택시 기사 및 운전기사의 평균 시급 추산치(12.9달러)보다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우버가 지급하는 시급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이 수치에는 유류비, 차량 유지 보수비, 보험료 등 운전자의 주머니에서 빠져 나가는 비용이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버 운전사로 일한 경험이 있는 많은 이들은 우버가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방편으로 종종 운임을 인하해 높은 수익을 올리기가 더 어려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 연방 항소법원은 운송 업체 페덱스가 자사의 지정 유니폼을 입고, 회사 차를 운전해야 했던 일부 배달 트럭 운전사들을 정직원이 아닌 독립 계약자로 분류한 것은 잘못이라며 운전사들의 손을 들어 주었다.

기존 택시 업체 대다수는 독립 계약자들을 운전기사로 고용하고 있다. 그러나 운전기사들이 자신들을 정직원으로 분류해 달라며 소송을 청구하는 사례가 미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몇 건의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과거의 소송에 대해서는 다양한 판결이 나왔다. 이는 현행법 하에서 직원 또는 계약자 관계를 정의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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