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로 진입하는 주요 통로 중 하나인 포흐트 마이요에서 쌓아놓은 타이어들 위로 검은 연기가 솟아올랐다. 택시기사들이 전경들에게 돌을 던졌고 한 기사는 “우버는 집에 가라!”고 외쳤다.
택시와 우버 테크놀로지 사이의 전쟁이 25일(목) 프랑스 전역의 거리로 번졌다. 택시기사 수천 명이 파리를 비롯한 여러 도시 주변에서 교통을 마비시켰다. 파리의 주요 공항 2개와 기차역으로 들어가는 진입로도 막았다. 우버 운영자들과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실랑이도 벌어졌다.
가수 코트니 러브는 택시기사들이 샤를드골 공항에서 자신의 차를 습격하고 금속 방망이로 자동차들을 치고 있다며 “바그다드가 더 안전하겠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러브는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돌을 던지는 택시기사들 사이를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폭력 사태가 심화되면서 우버의 유럽 최대 시장 중 한 곳인 프랑스에서 정부가 우버 단속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택시기사들은 영업 허가가 없는 운전사들이 활동하는 우버팝 서비스를 막기 위해 정부가 더 빨리 움직이기를 요구하고 있다. 택시기사들은 이것이 불공정 경쟁이라고 말한다.
파리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는 아흐메드 엘모아타미드(62)는 “택시기사로 일한 24년 동안 내 미래가 이렇게 위험에 처했던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야간 근무를 마치고 유럽에서 가장 붐비는 기차역 중 하나인 파리 북역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했다.
우버는 전 세계 규제당국들의 반대에 부딪치고 있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법원이 우버팝을 금지했다. 이번주 초에는 인도네시아 경찰이 우버를 상대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 시위를 격렬히 비판했다.
그는 26일(금) 오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끝난 후 “프랑스 같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폭력이 일어났다”며 “폭력은 피해자들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위해서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그러나 불공정한 경쟁에 직면한 프랑스 택시기사들의 분노를 이해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관리들은 목요일 시위에 대한 대답으로 지난해 통과된 법안을 더 엄격히 집행할 것을 약속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우버팝 같은 시스템을 운영할 경우 30만 유로(약 3억7,000만 원) 이하의 벌금과 2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으며, 영업 허가가 없는 운전사들도 벌금을 내야 한다.
베르나르 카제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목요일 경찰 지도부에게 우버팝 서비스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리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에게도 우버 조사를 시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위의 두 조치가 즉각적 효과를 나타낼 가능성은 낮다. 파리 검찰청 관계자는 지난 봄 시작된 우버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버는 법원 명령이 나올 때까지 우버팝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제뇌브 장관은 “우버팝은 불법”이라고 말했으나 이 서비스는 “법원의 결정이 나와야만 금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버 서유럽 지사를 이끄는 피에르-디미트리 고레-코티는 “정부가 택시기사들을 가라앉히기 위해 소란을 피우는 것일 뿐”이라며 “우버팝이 불법이라고 말하면서 상황을 진정시키려고 하지만 어떤 법원도 그렇게 결정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우버는 프랑스의 새 법안에 대해 이 법이 차별적이며 자유 기업의 원칙을 위반한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프랑스, EU에서 법적으로 저항했다. 프랑스 헌법재판소가 앞으로 수개월 내에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EU는 우버의 이의 제기 이후 지난달 프랑스에 새 법안에 대한 우려가 서술된 서한을 보냈다.
지금까지 프랑스의 단속은 우버팝 운전사들에게 집중됐다. 프랑스 내무부는 경찰이 운전사 420명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들은 벌금이 부과되거나 차량을 압수당할 수 있다. 목요일 카제뇌브 장관은 경찰이 우버팝 운전사를 영업 현장에서 붙잡을 때마다 차량을 압수하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택시기사들은 만족하지 못했다. 택시기사 노동조합의 대표를 맡고 있는 살라히딘 다하우이는 “우리는 이제 지겹다”며 “정부는 왜 법을 집행하지 않는가? 이 나라에서는 법치를 존중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몇 주 사이 우버팝이 운영되고 있는 프랑스 도시들에서 우버팝 운전사와 승객들에 대한 택시기사들의 폭력 혐의가 여러 건 불거졌다. 리옹에서 활동 중인 한 우버팝 운전사는 “지난달 택시기사들에게 추적 당했다”며 그들이 자기 차의 백미러를 발로 찼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파리 택시기사 노조의 대표를 맡고 있는 장-미셸 르부어는 “우리는 당연히 모든 폭력에 반대한다”며 “하지만 폭력이 어디로부터 나왔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계속 냉대받고 있다”고 말했다.
목요일에 프랑스 택시기사들만 시위를 한 것은 아니다. 여러 국가의 택시기사들이 파리 거리에 합류해 우버에 대항한 연대를 보여줬다.
자신의 택시를 타고 스페인에서 파리까지 온 누리아 나바레트(35)는 ‘나는 택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그녀는 “필요한 만큼 오랫동안” 시위가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는 바르셀로나에서 우버를 막을 수 있었고 이제 유럽의 나머지 지역에서도 같은 일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에서 블랙캡 택시를 모는 브라이언 게어베인도 목요일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파리까지 운전해 왔다. 게어베인은 타이어가 불타는 포흐트 마이요에서 사진을 찍으며 “우버는 우리에게 타격을 입힌다. 그러니 그들이 그만큼 고통받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수라장을 바라보며 “이건 전 세계적인 싸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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