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운전자 대기·카톡 예약·패스트랙 이용
우버와 차별화로 꾸준히 단골 확보
입력일자: 2015-09-18 (금)
“더 이상 우버에 밀릴 순 없다”
우버, 리프트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콜택시에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는 LA 한인 택시업계가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생존전략을 짜고 있다. 일부 한인 택시는 밤 시간 여성 고객이 동시픽업을 요청하면 여성 운전사를 보내 고객의 차량을 운전하도록 한다. 낯선 남자가 운전하는 차를 타는 것에 대한 고객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최근 친구와 한인타운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귀가를 위해 한인 택시 동시픽업 서비스를 요청한 한인 여성 박모(34)씨는 “친구가 택시회사에 여성 운전자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는데 10분 뒤 여성 운전자와 남성 운전자가 함께 나타났다”며 “여성이 내 차를 몰고 집까지 가는 동안 마음이 편안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한인들의 ‘필수 메신저’ 서비스로 자리 잡은 카톡 예약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전화를 걸지 않고 카톡으로 택시를 부를 수 있어 편리하다. 보통 택시회사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사람이 메시지를 받아 고객이 기다리는 장소로 기사를 보내주는 방식이다.
한인 택시업계 관계자는 “카톡 예약의 경우 스마트폰에 익숙한 20~40대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며 특히 한국 등 외국에 나갔다가 LA 공항에 돌아올 때 이용률이 높다”며 “카톡 예약 외에 우버 등에 맞설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LA 인근 프리웨이 유료 차선을 이용할 수 있는 ‘패스트랙’(FasTrak) 시스템도 적잖은 한인 택시들이 우버에 대항하는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패스트랙 비용은 택시회사 부담이라 고객 입장에선 느긋하게 목적지 도착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비즈니스 때문에 두 달에 한 번 꼴로 LA-서울을 오가는 최모(46)씨는 “트래픽 시간에 한인타운에서 LA 공항을 갈 때 패스트랙을 이용하면 적게는 몇 분, 많게는 20분 이상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요즘은 우버 대신 한인 택시를 더 자주 탄다”고 말했다. 영어가 불편한 한인 노인들에게 한인 택시는 꼭 필요한 이동수단이다.
대다수 택시회사는 정기적으로 자사 택시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요금 할인혜택을 주며 일부 기사는 마켓에 가는 노인 고객을 태우면 함께 장을 봐주는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단골고객을 확보한다.
LA 다운타운 정부 보조 노인아파트에 사는 심모(67)씨는 “주위에서 우버가 좋다는 얘기를 많이 하지만 스마트폰을 제대로 사용할 줄 몰라 한인 택시를 자주 이용한다”며 “한국말이 통하고 노인을 깍듯이 대하는 한인 기사에게 더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구성훈 기자>
http://www.koreatimes.com/article/941845